# 15 다시 천천히 차근차근
_ 태국 장애인복지선교 이야기 / 2022년 9월 7일
_ 초보선교사 민수, 승미, 유하, 민하
생각만으로도 작은 용기가 나는 이웃에게 15번째 안부를 전합니다. 가을과 한가위 명절로 여유를 가져도 좋은 때인데 고단한 일들이 이어집니다. 이웃 분들 몸과 마음이, 삶과 사역과 사랑이 아프지 않고 행복하면 좋겠습니다.
'고마움과 미안함'은 사람과의 관계를 맺고 잇는 거의 모든 것입니다. 다른 여러 감정과 행동은 이 둘에서 비롯됩니다.
민수, 승미, 유하, 민하가 서로를 대할 때, 저희 가족과 연이 닿은 이들을 대할 때, 그리고 여전히 낯선 태국에서 사람을 대할 때 이 둘을 꼼꼼히 살피면 함께 걸어갈 길이 보입니다.
오늘도 고맙고 미안한 마음으로 소식을 전합니다. 이번 편지에는 나누기도 접하기도 낯선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그간 나눈 소식, 희망, 기도와 결이 무척 다르기에 먼저 양해를 구합니다.
그럼에도 여러분과 같이 걸어갈 길이 보이면 좋겠습니다. 삶도 사역도 사랑도 사람의 마음에서 비롯되니까요.
지난 편지를 전하며 "8월에 조금 더 자세한 이야기를 나누겠다" 했습니다. 낯선 상황이 계속 이어졌기에 전하기까지 시간이 더 필요했습니다. 무슨 일인가 싶으셨을텐데 늦어져 죄송합니다.
2007년에 처음으로 태국 장애인복지선교에 대한 희망을 가졌습니다. 고마운 분들의 기도와 응원이 더해져 태국 핏사눌록 난강 곁에 큰빛복지선교센터가 세워졌습니다. 2012년 시작했으니 올해로 10년 째입니다.
2021년 3월에 저희 가족이 '장애인과 더불어 샬롬'을 바라며 태국에 왔습니다. 14번의 선교편지에 큰복터가 어떠한 꿈으로 시작되고 이어졌는지, 앞으로 2기 팀사역을 어떠한 희망으로 세워갈지 나누었습니다.
밀알복지선교관을 지어가는 과정도, 이 건물이 태국 발달장애청년의 상상놀이터가 될 그림도 구체적으로 그렸습니다, 아직 손에 잡히지 않았지만 마치 손에 닿은 일상처럼 나누었습니다.
오랜 기간 바라다보니 내일을 오늘처럼 여겼습니다.
큰복터가 여기까지 오는 동안, 저희 가족이 태국에 와서 좌충우돌 적응하는 동안 애써 기도하며 응원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여러분의 깊은 연대가 아니었다면 큰복터와 저희 가족 모두 존재하지 않았을 겁니다.
큰복터 사역을 함께 준비해서 시작했고 현장을 오가며 마음과 뜻과 힘을 다해 동역했습니다. 밀알복지선교관을 중심으로 한국인과 태국인 사역자가 함께하는 2기 팀사역을 준비했습니다.
현장에 와서 창고를 고쳐 살아갈 공간을 마련하고 삶과 사역을 구체적으로 그렸습니다. 현실처럼 나눈 바람이 손에 닿았다 여겼지만 지금 저희 가족은 전혀 생각하지 않은 길에 들어섰습니다.
큰복터의 여러 상황과 관계를 고려해 핏사눌록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 다시 천천히 차근차근 태국 장애인복지선교를 그리게 되었습니다.
큰복터는 2기 팀사역으로 전환하지 않고 기존 사역자가 전과 같이 장애인복지선교를 진행할 겁니다.
큰복터가 아닌 다른 현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기에 현재 상황이 낯섭니다. 큰복터에서 괜찮게 지내길 바라며 전해준 여러분의 기도와 응원, 고스란히 기억합니다.
그래서 많이, 깊이 고민하고 기도하며 마음과 상황과 관계를 살폈습니다. 파송교회, 선교단체와 의논한 끝에 저희 가족이 다른 지역에서 다시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물론 큰복터는 큰복터대로 존재합니다. 저희 가족이 더이상 참여하지 않을뿐 큰복터 사역에는 변화가 없습니다.
밀알복지선교관 건축은 잘 마무리되었습니다. 저도 사진으로만 봤지만 지금까지 태국에 이런 건물(장애인복지 관련)은 없었습니다. 여러분의 기도와 응원 덕분에 따뜻하고 아름다운 건물이 지어졌습니다.
이제 목적에 따라 인테리어를 진행하고 필요한 기자재를 마련한다 합니다.
발달장애청년과 함께하는 삶터, 일터, 쉼터, 배움터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하나님의 꿈을 담은 건물이 세워지도록 함께 애쓰고 기도하며 후원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저희 가족은 저희대로 다시 천천히 차근차근 장애인복지선교의 길을 걷겠습니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길이라 생각조차 어색하나 하나님의 앎과 함께함과 인도함 안에서 한발씩 내딛겠습니다.
다른 지역을 모색하고자 특수학교가 있는 도시(나콘 라차시마, 방콕, 푸켓 등)를 탐방했습니다. 가족 넷이 다시 이주하고 적응하고 지역사회 자원(교회, 특수학교 등)과 관계를 맺어야 하기에 여러 상황을 살폈습니다.
태국 동부(나콘 라차시마), 중부(방콕), 남부(푸켓) 주요 도시를 탐방했고 주변 도시를 살폈습니다. 여러 생각, 현장 탐방과 검토 끝에 태국에 처음 와서 1년 적응기를 보냈던 치앙마이로 돌아왔습니다.
치앙마이는 태국에서 특수학교가 가장 많은 도시입니다(전국 76개 주 48개 특수학교). 이곳에만 각 영역별로 특수학교(발달장애 2곳, 시각장애 1곳, 청각장애 1곳)가 있습니다.
큰복터가 핏사눌록 특수학교와 친하게 지낸 것처럼 천천히 관계를 모색할 참입니다. 8월 말에 치앙마이 특수학교에 가서 상황을 살폈습니다. 교장의 환대, 교사와 장애학생과의 짧은 만남이 반가웠습니다.
치앙마이로 다시 오며 줄곧 되내이는 말은 '다시 천천히 차근차근'입니다. 어떻게 치앙마이 특수학교와 기관과 사람과 관계를 맺어갈지, 어떻게 '장애인과 더불어 샬롬'이라는 처음 마음을 이어갈지 생각조차 낯섭니다
하지만 함께 걸을 길을 찾다보면 보이지 않겠나 싶습니다. 길은 사람이 거듭 걸은 흔적으로 만들어지기도 하니까요. 태국어를 차근차근 배워가며 치앙마이에서 발달장애인과 동행할 길을 살피려 합니다.
시인 나태주는 "우리 멀리 떨어져 살면서도 / 오래 헤어져 살면서도 스스로 / 행복해지기로 해요 / 그게 오늘의 약속이에요"라고 합니다.
시 전문을 대하며 스스로 행복해지자는 약속이, 약속 안에서 오늘을 함께 사는 이들이 고마웠습니다.
거듭 말씀드리지만 큰복터 사역은 핏사눌록에서 전과 같이 진행됩니다. 저희는 저희가 할 수 있는만큼 치앙마이에서 다시 천천히 차근차근 시작합니다.
그간 여러분이 큰복터로 전한 아낌없는 기도와 응원은 장애인과 함께 예배하고 일하며 사는 데 무엇보다 소중한 힘이 되었습니다. 고마운 이들의 마음과 정성을 하나님이 소중히 기억하실 겁니다.
선교편지를 받는 분들은 큰복터와 저희 가족을 하나로 여기며 기도하고 응원했습니다. 상황에 큰 변화가 생겼기에 큰복터와 저희 가족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만큼 전합니다. 지금과 앞으로 상황과 후원금 관련한 내용을 적었습니다.
미처 나누지 못한 이야기가 있기에 양해를 구합니다. 추가적으로 확인이 필요한 내용이 있다면 언제든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이에 더해 기도제목도 전합니다.
'우리들의 블루스' 최종화 마지막 장면에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분명한 사명 하나는 우리는 이 땅에 괴롭기 위해 불행하기 위해 태어난 것이 아니라, 오직 행복하기 위해 태어났다는 것, 모두 행복하세요!"라는 글이 있었습니다.
저도 같은 바람으로 고마운 이들의 이름, 얼굴, 일상을 그리며 행복을 바라겠습니다. 고맙고 미안한 마음으로 다시 안부 전하겠습니다. "샤밧 샬롬"
# 큰복터와 김민수 선교사 현재 상황 나눔(후원금 내용 포함)
* 큰복터는 기존 사역자가 기존 방식대로 장애인복지선교를 진행하기로 함 / 2기 팀사역으로 전환하지 않을뿐 큰복터 사역에는 변화가 없음
* 큰복터는 밀알복지선교관을 중심으로 '장애인과 함께 예배하고 일하며 살므로 복음의 큰 빛을 전하는 사역'을 계속 이어가려고 함
* 큰복터가 속한 태국 비영리법인(HOPE & LIFE DEVELOPMENT FOUNDATION) 중심으로 현지화된 장애인복지선교를 진행하기로 함
* 김민수 선교사 가족은 여러 논의와 기도 끝에 오랜 기간 동역한 큰복터 사역에 더이상 참여하지 않기로 함
* '장애인과 더불어 샬롬'이라는 처음 희망을 지니고 치앙마이에서 다시 천천히 차근차근 시작하려고 함
* 치앙마이 특수학교, 특수교육지원센터, 장애인복지기관, 특수교육과와의 관계를 천천히 맺어가려고 함
* 태국인과 마음을 나누고자 태국어를 부지런히 배우며 또다시 변화된 생활(교육) 환경에 적응하려고 함
* 파송교회(지구촌교회)와 파송단체(한국밀알선교단)와의 관계는 여전하며 향후 치앙마이에 한국밀알 태국 지부를 모색하기로 함
* 기존 후원계좌(우리은행) 후원금은 앞으로도 태국 장애인복지선교 현장을 위해서만 사용함
* 다양한 필요와 상황에 따라 현장 두 곳(핏사눌록 큰복터, 치앙마이 김민수 선교사)에 나누어 전함
* 후원자의 요청에 따라 현장(큰복터 or 김민수 선교사)을 지정할 수 있음
* 후원 방식(cms 자동이체, 정기이체, 일시이체)과 계좌는 변화가 없음(기부금영수증 발급 가능)
* 후원 문의 : 한국밀알선교단 사무실 02-3411-6896 / 김민수 선교사 카톡ID nokbin / 기부금영수증 발급
# 태국 장애인복지선교 현장 위한 기도
* 핏사눌록 큰빛복지선교센터
_ 장애인과 함께 예배하고 일하며 살고자 시작된 큰복터, 장애인을 향한 하나님의 꿈을 우직히 지키며 샬롬의 복음을 나누도록
_ 10월부터 운영을 시작하는 밀알복지선교관, 인테리어 공사가 잘 마무리되고 장애청년과 가족과 지역사회에 하나님의 선물로 전해지도록
_ 큰복터가 속한 태국 비영리법인과 기존 사역자, 기존 방식대로(안정적이며 효과적으로) 장애인복지선교선교를 진행하고 핏사눌록 지역사회와 연대하도록
* 치앙마이 김민수 선교사 가족(승미, 유하, 민하)
_ '태국의 장애인과 더불어 샬롬'이라는 처음 희망을 따라 치앙마이에서 다시 천천히 차근차근 걸어가도록
_ 치앙마이에서 전혀 생각하지 못한 길에 들어섰는데 하나님의 아심과 함께하심과 인도하심을 신뢰하며 걸어가도록
_ 사역과 사랑 모두 사람에게서 비롯되는 것이니 오늘 우리 가족이 만나는 한 사람 한 사람을 소중히 여기며 샬롬을 나누도록
_ 태국인과 마음을 나누고자 태국어를 부지런히 배우고 치앙마이 특수학교와 친하게 지내고자 천천히 마음을 나누며 함께하도록
_ 태국 장애인복지선교와 우리 가족을 위해 기도하며 응원하는 이들이 선교동행의 기쁨과 보람을 지니고 하나님의 희망을 함께 일구도록
_ 환경이 계속 바뀌어 힘들어하는 아이들이 학교에 괜찮게 적응하고 가족 모두 몸과 마음이 아프지 않고 괜한 욕심 부리지 않으며 다정하게 살도록
_ 치앙마이에서 삶과 사역을 다시 시작하고 이어가느라 재정적인 필요가 더 생겼는데 하나님의 공급하심을 신뢰하며 후원교회와 후원자를 만나도록
# 치앙마이 김민수 선교사 가족 응원(후원)하기
(지속적인 기도와 재정후원은 소중한 힘이 됩니다)
* 파송교회 지구촌교회(서울) / 파송단체 한국밀알선교단(02-3411-6896)
* 선교후원
_ 카카오뱅크 3333-16-1774547 김민수 / 기부금영수증 미발급
_ 우리은행 1005-601-237893 한국밀알선교단 / 기부금영수증 발급
_ 사역비 치앙마이에서 다시 천천히 차근차근 시작하는 장애인복지선교 준비(진행)
_ 생활비 주택 임대료, 거주 생활비, 태국어 교육비, 자녀 교육비, 여행자 보험비, 차량 구입비 등
# 오늘의 약속 _ 나태주
덩치 큰 이야기, 무거운 이야기는 하지 않기로 해요
조그만 이야기, 가벼운 이야기만 하기로 해요
아침에 일어나 낯선 새 한 마리가 날아가는 것을 보았다던지
길을 가다 담장 너머 아이들 떠들며 노는 소리가 들려
잠시 발을 멈췄다든지
매미 소리가 하늘 속으로 강물을 만들며 흘러가는 것을
문득 느꼈다든지
그런 이야기들만 하기로 해요
남의 이야기, 세상 이야기는 하지 않기로 해요
우리들의 이야기, 서로의 이야기만 하기로 해요
지나간 밤 쉽게 잠이 오지 않아 애를 먹었다든지
하루 종일 보고픈 마음이 떠나지 않아 가슴이 뻐근했다든지
모처럼 개언 밤하늘 사이로 별 하나 찾아내어
숨겨놓은 소원을 빌어다든지
그런 이야기들만 하기로 해요
실은 우리들 이야기만 하기에도 시간이 많지 않은 걸
우리는 잘 알아요
그래요, 우리 멀리 떨어져 살면서도
오래 헤어져 살면서도 스스로
행복해지기로 해요
그게 오늘의 약속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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