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눈이 슬픈 공룡으로 할게요 / 11월 12일
'여름 꽃과 하늘'의 태국 장애인선교 이야기 09
_ 초보선교사 김민수, 최승미, 유하, 민하
참 고마운 이웃에게 큰복터와 초보선교사 가족의 안부를 전합니다. 가을 인사를 나누려 했는데 벌써 눈이 왔다고요. 이른 추위에 몸과 마음이 너무 춥지 않길, 마음 한 켠은 늘 따듯하길 바랍니다. 여전히 덥지만 태국인에게 추운 여름(건기)이 시작되었습니다. 아침 저녁으로 시원한 바람이 낯설게 붑니다.
공룡을 좋아하는 하하자매에게 사진 몇장을 보여줬습니다. 친구 삼으라고 하나씩 고르라 했습니다. 홀로 고민하고 둘이 대화하다 어느 공룡을 골랐습니다. "눈이 슬픈 공룡으로 할게요"라는 말과 함께. 가만히 보니 그 공룡만 유독 눈이 깊고 슬펐습니다.
눈에는 마음의 빛과 길이 있습니다. 그의 희로애락이 보입니다. 구구절절 말하지 않아도 여러 이야기를 합니다. 살고, 살아내고, 살아가며 애쓴 기억과 애쓸 다짐이 담담히 담겨 있습니다. 9번째 선교편지를 적고 전하며 유독 눈이 슬픈 이들을 생각합니다.
눈이 가장 슬픈 이는 아마도 하나님일 겁니다. 샬롬의 바람으로 손수 지은 세상과 빚은 사람을 대하기가 때론 버겁고 힘겨울 겁니다. 그분의 슬픔에 닿은 우리도 그러하겠지요. 슬픔만 있는 건 아니지만 비중이 점점 커져갑니다. 불현듯 찾아와 함께하는 슬픔이나 눈물 덕분에 구원을 '연민의 연대'라 여깁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행복하다 하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슬퍼하는 사람은 행복하다 그들은 위로를 받을 것이다(마5:4-5)"라고,
시편 기자는 "씨를 담아 들고 울며 나가는 자, 곡식단을 안고서 노랫소리 흥겹게 들어오리라(시126:6)"라고,
김현승 시인은 "나의 웃음을 만드신 후에 새로이 나의 눈물을 지어 주시다"라고,
이어령 선생은 "피의 시대, 땀의 시대를 지나 지금은 눈물의 시대다"라고 이야기합니다.
큰복터와 저희 가족의 존재가 유독 눈이 슬픈 이들과의 공존으로 이어지면 좋겠습니다. 괜한 욕심 부리지 않고 뜬구름 같은 꿈 꾸지 않고 하나님과 나와 너를 아프게 하지 않길 바랍니다. 처음과 지금처럼, 되도록 소박하고 소소하게 '잠시 어깨 기대는 쉼터, 샬롬을 공유하는 삶터, 마음 놓고 노는 놀이터'이길 바랍니다.
가을 대추 같은 여러분의 기도와 응원 덕분에 여기까지 왔습니다. (하나님의 슬픔에 닿아) 유독 눈이 슬픈 이웃의 몸과 마음에 "샤밧(안식) 샬롬(안녕)"을 전합니다. 12월에 늦지 않게 다시 안부 전할게요. 늘 고맙습니다.
눈물 _ 김현승
더러는
옥토(沃土)에 떨어지는 작은 생명이고저......
흠도 티도
금 가지 않은
나의 전체는 오직 이뿐!
더욱 값진 것으로
드리라 하올 제,
나의 가장 나아종 지는 것도 오직 이뿐,
아름다운 나무의 꽃이 시듦을 보시고
열매를 맺게 하신 당신은
나의 웃음을 만드신 후에
새로이 나의 눈물을 지어 주시다
# 이웃과 함께 드리는 기도
* 큰빛복지선교센터 운영 위해
_ 큰복터가 속한 빡톡면 마을 이웃과 사이좋게 지내며 복음의 기쁨을 나누도록(큰빛교회 초대)
_ 기존 큰복터 사역(장애인과 함께 예배하고 일하며 살기)과 선교관 건축이 조화롭게 이루어지도록
_ 송태규/홍애숙 선교사, 태국인 사역자(다), 장애청년이 하나님의 가족으로 어울리며 샬롬의 정을 나누도록
_ 방역 지침으로 큰복터에 오지 못하는 장애청년이 집에서 너무 힘든 시간을 보내지 않도록(곧 다시 함께하도록)
* 밀알복지선교관 건립 위해
_ 말씀(엡4:15-16) 안에서 모든 건축 과정이 복되고 안전하고 튼튼하게 이루어지도록
_ 청장년 발달장애인과 함께하는 태국 최초의 기관이 하나님의 선물로 그땅에 전해지도록
_ 팀사역을 함께할 장단기 동역자가 세워지고 인테리어, 기자재 구입에 필요한 재정을 마련하도록
_ 현재 벽을 치고 있는데 네 가지(예배당/강당, 카페, 주간보호실, 운동재활실) 공간이 잘 구성되도록
"우리는 사랑으로 진리를 말하고 살면서 모든 면에서 자라나서 머리가 되시는 그리스도에게까지 다다라야 합니다. 온 몸은 머리이신 그리스도께 속해 있으며, 몸에 갖추어져 있는 각 마디를 통하여 연결되고 결합됩니다. 각 지체가 그 맡은 분량대로 활동함을 따라 몸이 자라나며 사랑 안에서 몸이 건설됩니다(엡4:15-16).”
* 초보선교사 가족 위해
_ 괜한 욕심 부리지 않고 뜬구름 같은 꿈 꾸지 않고 하나님과 타인을 아프게 하지 않고 그저 사랑하도록
_ 큰복터 안에서 살며 사역을 준비를 하고 있는데 하나하나 차근차근 살피고 여러 필요를 채워가도록
(내년 3월 핏사눌록 이주, 큰복터 안에 생활공간 마련, 생활물품 구입, 비자 발급, 아이들 학교 찾기 등)
_ 치앙마이에 거하는 동안 태국인의 말과 마음과 생활을 겸손히 배우고 가족 모두 몸과 마음이 아프지 않도록
_ '여름 꽃(유하)'과 '여름 하늘(민하)'이 가득한 땅에서 '샬롬의 이삭(민수)'을 심고 복음의 '아름다움을 잇도록(승미)'
# 큰빛복복지선교센터 이야기
* 잠시 쉬며 계속 걷는 큰복터
핏사눌록 주정부의 방침으로 큰복터 청년이 올 수 없는 상황입니다. 보건소에 허락을 얻어 집에 거하기 힘든 소수의 장애청년과 함께합니다. 얼마나 큰복터를 그리워하고 오고 싶어 하는지 모릅니다. 집에만 있어야 하니 무척 심심하고 지루합니다. 가족의 양육 부담도 커져갑니다. 11월부터 규제가 풀린다 했는데 아직 그대로입니다.
제한적으로라도 운영이 허락되면 좋겠습니다. 숨을 고르는 시간이 생각보다 길어져 안타깝습니다. 기존에 진행하던 사역을 잠시 쉬며 밀알복지선교관 건립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다시 함께할 날을 기대하며 이때를 슬기롭게 보내면 좋겠습니다. 잠시 쉬는 것도 계속 걷는 것도 중요합니다.
주어진 상황에 감사하며 하나님의 선(더불어 샬롬)을 이루어 가겠습니다. 보고 싶은 청년이 참 많습니다. 그들도, 그들의 가족도 우리만큼 큰복터를 그리워해서 다행이고 감사합니다. 그리움은 관계를 잇는 처음과 마지막이자, 보고 있어도 보고 싶은 까닭입니다. 그리움 안에서 다시 함께할 날을 그립니다.
* 뚝딱뚝딱 지어가는 밀알복지선교관
지난 번에 '독수리 오형제' 이야기를 하며 다섯 가지 공간을 이야기했는데요. "끝날 때까진 끝난 게 아니다"라는 말처럼 다시 조정했습니다. 태국 현지와 큰복터 상황을 살피며 다섯에서 넷으로 공간을 배치했습니다. 1층에 카페교회를 그렸지만 생각이 짧았습니다. 태국인은 요람에서 무덤까지 불교 문화와 함께합니다. 그들에게 절은 매우 영적인 공간입니다.
절과 카페가 함께하는 건 있을 수 없습니다. 그리스도인이어도 불교 문화의 영향을 받습니다. 태국 그리스도인에게 카페교회에 대해 물었습니다. 카페에서 예배드리는 건 무척 낯설고 어색하다고 합니다. 지금에라도 묻기를 잘 했고, 처음부터 그러지 못해 아쉬웠습니다. 두 공간을 나누었고 예배당은 강당으로도 사용할 겁니다.
1층 카페,예배당(강당)
2층 주간보호실, 운동재활실
기존에 계획했던 1층 사무실과 직업재활실은 다른 공간을 활용할 참입니다. 큰복터에 사용 가능한 공간이 있어 다행입니다. 카페에서 장애청년이 일하기에 그곳이 직업재활실이기도 합니다. 밀알복지선교관 건립은 튼튼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건물 기둥을 모두 세웠고 네 가지 공간에 따라 벽을 치고 있습니다. 지붕까지 올리면 건물의 틀이 마련됩니다. 네 가지 공간을 어떻게 꾸미고 채울지 고마운 고민을 이어갑니다.
한국의 유사기관에 조언을 구하며 의논하고 있습니다. 밀알복지선교관이 '발달장애인과 함께하는 상상놀이터'이길 여전히 바랍니다. 섬이 아닌 사회와 타인과 소통하고 어울리면 좋겠습니다. 함께 기도하며 응원하는 여러분도 마실 오길 바랍니다. 조심스럽지만 여행의 시대(백신접종자 무격리)가 돌아왔으니 조금 더 가까이에서 다음을 기약합니다. 언제든, 얼마든 환영합니다.
* 밀알복지선교관 건립과 운영을 위한 동역
_ 착공 2021년 5월 5일
_ 완공 2022년 3월(건축) / 5월(인테리어)
_ 1층 카페,예배당(강당)
_ 2층 주간보호실, 운동재활실
_ 재정후원 인테리어 및 기자재 구입, 밀알복지선교관 운영
_ 후원계좌 우리은행 1005-601-237893 한국밀알선교단 / 기부금 영수증
_ 장단기사역 다양한 분야(신앙, 직업, 운동, 일상)에서 즐거이 함께할 동역자
* 활짝 열린 태국 관광의 문
태국은 관광 산업이 경제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칩니다. 코로나 상황은 여전히 좋지 않지만(1일 약 1만 명 확진) 어쩔 수 없이 '위드코로나 시대'를 열었습니다. 백신 접종을 완료한 이들은 11월부터 입국 시 격리를 하지 않습니다. 각종 규제가 완화되었고 관광 업종이 활기를 띄고 있습니다. 치앙마이 거리 풍경도 많이 변했습니다. 이미 12월 렌터카 예약이 다 찼다고 합니다.
예상대로 관광객이 쏟아지듯 들어옵니다. 지난 6일(11월 1-6일) 동안 한국인 관광객 1천 여명이 태국에 입국했습니다. 코로나 상황이 나빠질 수 있지만 감수하겠다는 분위기입니다. 그만큼 먹고 살기 힘든 상황입니다. 태국과 한국 모두 부득이한 선택(위드코로나)이 큰 어려움으로 이어지지 않길 바랍니다. 치앙마이는 하루에 5백 명 가량의 확진자가 나옵니다. 조심, 또 조심해야 합니다.
* 어리숙한 초보선교사 이야기
"세 번째 다녀온 핏사눌록 장거리 여행"
어떤 일이든 세 번 정도 하면 의미를 어렴풋이 압니다. 가위바위보도 세 번은 해야 합니다. 지난 10월에 치앙마이에서 핏사눌록으로 세 번째 장거리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지난 두 번처럼 새벽에 출발했고 하하자매는 고맙게도 도착 한 시간 전에 눈을 떴습니다. 치앙마이 아리랑 식당에서 준비한 설렁탕(떡국), 만두, 잡채, 녹두전으로 뒤늦은 추석상을 차렸습니다.
송태규, 홍애숙 선교사와 태국인 사역자 다 자매와 정겹게 먹고 정답게 나누었습니다. 그저 감사한 마음으로 큰복터의 어제와 오늘을 바라봅니다. 밀알복지선교관과 함께 펼쳐질 2기 팀사역을 어렴풋이 그립니다. 두 분이 땀과 눈물과 기도로 일군 사역을 복되이 이어가면 좋겠습니다. 이제 구체적으로 기도하며 사역의 계승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네 번째 여행은 12월 말에 하려고 합니다.
"점점 가까워진 핏사눌록 이주, 살며 사역하며 사랑할 준비"
하하네는 내년 3월 말에 핏사눌록으로 이주합니다. 하하자매도 저희도 치앙마이에서 조금 적응했다 싶었는데 낯선 시작을 해야 합니다. 조금 일찍, 조금 늦게 내려갈까 여러 이유로 고민했지만 원안대로 할 참입니다. 치앙마이나 핏사눌록이나 코로나 영향을 받기에 현장에서 우여곡절을 겪는 편이 낫겠다 싶습니다.
세 번째 여행부터 그곳에서 살며 사역하며 사랑할 준비를 했습니다. 처음에는 큰복터 밖에서 거주하며 왔다갔다 하려고 했습니다. 알아보니 여의치 않습니다. 핏사눌록은 방콕이나 치앙마이와 달라 임대할 수 있는 콘도나 주택을 구하기가 어렵습니다. 새로이 시작하는 밀알복지선교관도 가까이에서 살펴야 하고요.
그래서 큰복터 안에 하하네 거처를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새로 짓는 건 아닙니다. 전에 기숙사로 사용했던 공간을 활용할 참입니다. 가벽을 세워 방과 거실을 나누고 부억을 들이고 화장실을 개조하고 창을 달아야 합니다. 간단히 거주 공간으로 리모델링하고 생활물품, 가구, 가전제품 등을 처음부터 하나하나 마련해야 합니다.
환경적으로, 재정적으로 생각하지 못한 선택이지만 저희가 할 수 있는만큼 해볼 참입니다. 선교사가 가장 먼저, 가장 중요하게 배워야하는 건 '변화무쌍한 환경을 대하는(견디거나 버티는) 믿음'이라고 합니다. 태국에 온 날부터 그 믿음을 배우며 서로에게 나누고 있습니다. 저마다 믿음의 결이 달라 견딤의 정도도 다릅니다.
믿음은 주거나 보는 것이라 여깁니다. 하나님이 그러하듯 유하, 민하, 승미, 민수가 서로를 믿어주고 믿어보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팀사역을 함께할 장단기 동역자와도 정겨운 만남과 관계를 맺어가겠습니다. 지금 기도하며 준비하는 형제 한 명과 자매 한 명이 있습니다. 팀사역, 전혀 쉽지 않은 걸 압니다. 그만큼 준비할게요.
"핏사눌록에서 이웃으로 어울릴 선배선교사"
핏사눌룩인지, 핏사놀록인지 이름부터 생소했습니다. 이제야 성조까지 더해 '핏사눌록'을 발음합니다. 하하자매는 처음부터 괜찮게 말합니다. 갑갑한 치앙마이를 떠나 여행하는 것이니 그곳이 좋나 봅니다. 여행하는 것과 사는 것이 많이 다를 겁니다. 가서 겪을 일은 가서 겪을 참입니다.
어느 여행 작가가 여행을 '여기서 행복하자'라 표현했습니다. 여기 치앙마이나 거기 핏사눌록이나 샬롬의 행복을 누리고 나누면 좋겠습니다. 모두 여행자로 이땅을 거닐고 있으니까요. 치앙마이보다 더 낯설고 어색할 핏사눌록, 아이들이 어느 정도까지만 힘겹게 적응하길 바랍니다.
2007년 처음 핏사눌록에 왔을 때는 한국인이 거의 없었습니다. 사업이나 관광을 위해서도, 선교를 위해서도 그랬습니다. 지금은 선교사 다섯 가정이 있습니다. 내년 2월에 한 가정이 들어온다고 합니다. 비슷한 선교 현장에서 한인 선교사끼리 사이가 좋지 않다는 이야기, 많이 들었습니다. 같은 동네에 있는 선배선교사와 이웃으로 어울리면 좋겠습니다.
이번에 갈 때 전부터 알고 지낸 이들을 만났습니다. 김요승, 이은희 선교사는 핏사눌록 나래수완 대학교 교수입니다. 검퓨터공학과 한국어를 가르치며 학생들과 자연스레 복음을 나눕니다. 최근 학교 앞에 포도나무 카페를 열었습니다. 조금 더 살갑게 어울리기 위해서입니다. 고운 이름처럼 카페도 예쁩니다. 사랑방이나 동아리실 같은 분위기입니다.
그들이 가르친 학생이 직원으로 일하고 고객으로 옵니다. 주일에는 함께 모여 예배 드립니다. 다정다감한 포도나무 카페, 맛있고 멋있습니다. 이은희 선교사가 유튜브로 디저트(빵, 쿠키, 케익 등)를 배웠습니다. 큰복터 밀알복지선교에도 카페가 생길텐데요. 포도나무와 밀알이라는 이름, 제법 어울립니다. 배우고 나누고 누릴 이야기가 참 많습니다.
권지은 선교사는 Global Hope Thailand을 운영하는 국제개발협력가입니다. 처음에는 한국어를 교육하는 코이카 요원으로 태국에 왔습니다. 2년 후 복귀하지 않고 머물기로 했습니다. 카페를 하며 한국어를 가르치다 태국 공식 비영리법인인 Global Hope Thailand를 시작했습니다. 지역사회개발, 청소년자원봉사, 한국어교육 등을 활기차게 진행합니다. 태국인의 행복을 위해 애쓰는 삶, 배우고 싶습니다.
큰복터가 그저 장애인과 함께하는 섬이 아니길 바랍니다. 여느 사람과 자유롭고 행복하게 소통하면 좋겠습니다. 김요승, 이은희, 권지은 선교사와 이런 바람을 나누었고, 어떤 방식으로든 함께하기로 했습니다. 큰복터 장애청년이 나래수완 대학교 학생과 태국 청소년과 어울릴 수 있는 장을 마련할 참입니다.
큰복터의 처음 바람(장애인과 더불어 샬롬)이 핏사눌록 곳곳에 불길 바라고 또 바랍니다.
"오늘도 지지고 볶는 하하네 방앗간"
하하네는 태국에 온 3월 2일부터 지지고 볶는 생활을 이어갑니다. 화목한 가정에서 깨소금 볶는 고소한 냄새가 솔솔 난다지요. 솔솔 나는 그것과 제법 다르지만 하하네도 기름 냄새가 진동합니다. 집 이름을 '하하네 방앗간'으로 하니 한결 좋습니다. 삶 어딘가에 쓸모있는 기름이길 바라며 오늘도 지지고 볶고 짜냅니다.
태국은 코로나 방역 상활에서 가장 먼저 손을 데는 곳이 교육기관입니다. 유치원, 학교, 학원 등이 문을 닫고 열지 않습니다. 유하와 민하는 3주만 학교 병설 유치원에 가고 집에서 놀며 배웁니다. 무엇이든 부모와 함께하는 게 좋기에 마냥 좋습니다. 어찌되었든 내년 3월 말까지 치앙마이에서 지내야 합니다.
하하네 방앗간, 가끔 탄내가 나지만 되도록 슬기롭고 화목하게 지낼 참입니다. 온라인으로 태국어를 배우며 큰복터에서의 삶과 사역을 준비합니다. 핏사눌록에 가면 겨를이 조금 생길 듯합니다. 태국 코로나 방역 상황에도 변화가 있을 테고요. 계획하고 다르지만 이만저만해서 다행인 삶, 이어가겠습니다.
"자퇴 시켜줘서 고마워요"
하하자매가 3주 다닌 학교를 자퇴했습니다. 1년 비자(학생, 보호자) 때문에 자퇴도 못할 뻔했는데 학교에서 유지해 주기로 했습니다(처음에는 안된다고 했음). 작년에 이미 1년 교육비를 냈고 그래야 비자를 받습니다. 자퇴를 시켜줘서 참 고맙습니다. 그래야 남은 학비를 다른 학생에게 승계하고 돌려 받을 수 있습니다.
학교에 가지 못하고 쓴 학비가 무척 아쉽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이제 눈을 부릅 뜨고 학비를 승계해 줄 귀인을 찾아야 합니다. 내년 5월 새학기에 등록할 학생을 직접, 미리 찾아 학교에 같이 가야 합니다. 아무래도 해당 가족에게 번거로운 일이니 쉽지 않다고 합니다. 그래도 찾아야 하고 찾을 수 있을 겁니다.
"마스크 꼭 쓰고 다녀야 해요"
코로나 확진자와 좁은 공간에서 1시간을 같이 있었습니다. 마스크를 쓰긴 했으나 하하자매는 얼굴을 맞댈 정도로 가까이에 있었습니다. 어지간하면 외출을 삼가는데 그날따라 일이 있었습니다. 전혀 모르고 있다 치앙마이 보건당국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밀접첩촉자이니 바로 PCR 검사를 받으라는 겁니다. 저희가 다녀간 곳에는 이미 추가 확진자가 발생했습니다.
지정된 곳에서 무료 검사를 받았는데 사정이 생겨 사설 병원을 다시 찾았습니다. 4인 검사비가 제법 들었지만 결과가 빨리 나왔고 음성이었습니다. 이틀 동안 긴 면봉으로 공격을 당해 아이들이 면봉을 무서워합니다. 마스크만한 백신이 없다더니 맞나 봅니다. 하하자매는 마스크를 더 잘 챙기고 잘 벗지 않습니다. 승미와 민수는 2차 백신(화이자) 접종을 마쳤습니다.
* 태국 밀알복지선교관 위한 기도
_ 태 / 태초에 하나님이 품으셨던 더불어 샬롬의 희망을 담아내게 하소서
_ 국 / 국가에서 낮게 여기는 장애인과 하나님의 가족으로 어울리게 하소서
_ 밀 / 밀알선교단 정신을 따라 장애인 전도와 봉사와 계몽에 힘쓰게 하소서
_ 알 / 알알이 땀방울 맺으며 건축할 때 안전사고 없이 튼튼하게 짓게 하소서
_ 복 / 복음과 복지가 한데 어우러지는 삶터 일터 쉼터 놀이터가 되게 하소서
_ 지 / 지속적 기도와 후원으로 함께하는 이들에게 보람찬 동역이 되게 하소서
_ 선 / 선교 현장에서 장애인복지선교의 길을 소개하며 연합하고 섬기게 하소서
_ 교 / 교만과 거짓을 버리고 정직하고 겸손하게 살며 사역하며 사랑하게 하소서
_ 관 / 관계 중심의 복지선교를 통해 장애인과 더불어 사는 마을을 일구게 하소서
# 큰복터와 선교사 가족 응원하기
(지속적인 기도와 재정후원은 소중한 힘이 됩니다.)
* 파송교회 지구촌교회(서울) / 파송단체 한국밀알선교단(02-3411-6896)
* 선교후원
_ 카카오뱅크 3333-16-1774547 김민수
_ 우리은행 1005-601-237893 한국밀알선교단 / 기부금영수증
_ 초기정착 현지 정착비, 비자 보증금, 코로나 보험비, 차량 구입비 등
_ 장기사역 장애인복지선교 사역비, 선교사 가족 생활(교육)비 등






































* 큰복터 밀알복지선교관 건립 현장(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4OKLoy0jaeM
* 유하 민하 처음 예배 기도(영상) _ 치앙마이 중앙교회 새싹팀
https://www.youtube.com/watch?v=Y2IdWmPSnx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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