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반갑고 고마운 이웃 분들에게 저희 가족의 안부와 <'여름 꽃과 하늘'의 태국 장애인선교 이야기 02>를 전합니다. 기도와 응원 덕분에 방콕에서 격리 생활 마치고 3월 17일에 치앙마이로 왔습니다. 배편으로 보냈던 짐이 도착하지 않아 낯선 생활을 이어갑니다. 사용하던 생필품이 오기까지 최소한의 물품과 식품으로 하루씩 지냅니다. 저희는 괜찮게 지내는데 여러분의 일상은 어떤가요.
치앙마이는 일년 중에 3-4월이 가장 덥고 공기가 좋지 않습니다. 요즘 이곳은 38-40도 더위와 화전 연기, 미세 먼지가 가득한 날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치앙마이의 뜻은 '새로운 도시'입니다. 차근차근 하나하나 살피며 새로운 시작을 시작하겠습니다.
한국에서 방콕, 방콕에서 치앙마이로 옮겨다니는 유하와 민하는 낯선 생활을 괜찮게 견디고 있습니다. 조금 힘겨운 시간을 보내지만 몸과 마음이 부쩍 자랐습니다.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저희 가족이 할 수 있는만큼 걸어가려고 합니다.
태국에 오며 애써 지니고 온 것 중 하나는 "제자들이 다 예수를 버리고 도망하니라(막14:5)"를 적은 액자입니다. 선교사 집에 저런 액자가 있다는 게 의아할 겁니다. 저는 선교를 '예수 그리스도의 절망과 희망, 슬픔과 기쁨'을 나누는 거라 여깁니다. 단순하고 선명한 마음이자 행위입니다.
성경의 길에는 '여호와 하나님의 절망과 희망, 슬픔과 기쁨'이 가득합니다. "제자들이 다 예수를 버리고 도망하니라(막14:5)"에 담긴 그분의 절망과 슬픔을 나눌 때 비로서 희망과 기쁨을 함께 누릴 수 있습니다
하나님이 이땅에 오셔서 그러셨던 것처럼 우여곡절 가득한 희로애락을 태국인들과 진솔하게 나누고 싶습니다. 장애를 가진 이들과 가족과는 조금 더 살갑고 정겹게 누리고 싶습니다. 저희 가족의 바람처럼 '믿음직한 벗과 이웃'이 되고자 천천히 어울리겠습니다.
마음 다한 기도와 격려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치앙마이에서 김민수, 최승미 선교사(유하, 민하) 드림
# 15일 방콕(격리)하고 치앙마이로 / 2021년 3월 17일
'여름 꽃과 하늘'의 태국 장애인선교 이야기 02
_ 김민수, 최승미 선교사(유하, 민하)
태국 장애인선교 현장과 저희 가족의 이웃으로 함께하는, 고맙고 정겨운 이들에게 안부 전합니다.
시인 김시천은 “때로는 안부를 묻고 산다는 게 /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지 / 사람속에 묻혀 살면서 / 사람이 목마른 이 팍팍한 세상에서 / 누군가 나의 안부를 물어준다는 게 / 얼마나 다행스럽고 가슴 떨리는 일인지”라고 했습니다. 태국에서 저희의 안부를 전하고 고마운 이들의 안부를 물을 수 있어 참으로 다행입니다.
3월 3일 새벽부터 17일 새벽까지 '방콕에서 방콕'했습니다. 물난리 나면 마실 물이 부족하듯 시간이 많은데 시간이 없었습니다. 에너지 넘치는 유하와 민하와 지지고 볶는 것 말고는 할게 없었습니다. "치앙마이 가기 전에 전우애를 나누자, 가족끼리 꼭 붙어있으면 좋을 거야" 등의 호기로운 바람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습니다.
낯설고 지루한 생활을 견디고 버텨준 아이들과 아내가 참 고맙습니다. 막상 겪으면 바람하고 다른 일이 많습니다. 저희 가족도 생각과는 결이 다른 일을 무수히 많이 겪을 겁니다. 서로의 심정을 헤아리며 지금처럼 괜찮게 보내면 좋겠습니다.
15일 격리하며 서로의 밑천이 거의 드러났습니다. 더 심해지기 전에 방콕에서 해방되어 다행입니다. 오늘 바로 치앙마이로 갑니다. 태국인과 벗되어 같이 걷는 길을 살피려고 합니다. 저희 가족의 바람은 '태국인에게 믿을만한 친구'가 되는 겁니다. 언어와 문화와 사람과 관계를 차근차근 배울 참입니다.
저는 큰빛복지선교센터가 있는 핏사눌록에 종종 가야합니다. 3월말에 착공하는 밀알복지선교관 건축도 함께 살필 참입니다. 태국에서 처음으로 세워지는 발달장애인 복지(선교)시설입니다. 북카페(예배당), 직업재활실, 주간보호실, 평생교육실(다목적실)로 채워질 2층 건물입니다. 장애청년들이 꿈을 키우고 희망을 피울 샬롬의 보금자리가 될 겁니다. 고마운 이들의 기도와 후원을 담아 정성껏 짓겠습니다.
한국의 3월 중순은 이곳저곳에서 봄기운이 움트는 때입니다. 아쉽게도 황사와 미세먼지로 봄을 느낄 겨를이 없을 듯합니다. 그래도 봄이니 생명이 움트는 소리를 들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오늘 격리에서 해방되면 이곳에서 봄기운을 느낄 듯합니다. 오전 6시에 해제되니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괜히 설레고 좋습니다.
막상 치앙마이에 올라가면 더위와 미세먼지를 마주할 겁니다. 태국은 이제 가장 더운 날들이 시작되었습니다. 방콕은 하루에 한두차례 비라도 내리는데 치앙마이는 무척 건조합니다. 낮기온은 38도까지 올라갑니다. 밭을 태우는 화전이 시작되었고 미세먼지도 한국보다 심합니다. 창문으로 집을, 마스크로 코와 입을 잘 가려야 합니다.
2003년부터 수십번 오갔던 나라인데 사는 건 전혀 다른 일입니다. 이제야 비로소 시작을 시작하는 거라 비로소 시작을 시작하는 거라 설레는만큼 걱정됩니다. 다시 짐을 싸며 '저희 가족을 향한 세 분의 이야기'를 같이 담았습니다. 태국의 장애인과 더불어 살며 사랑하려는 저희의 바람이자 기도입니다. 앞으로도 애써 기억하고 기약하려고 합니다.
이준우 교수님은 "살아감과 살아냄과 살아짐, 적어도 너만큼은 할 수 있음'의 응원을 전하셨습니다. 이찬수 목사님은 "참음을 사역의 근거로 삼지 말고 하나님 안에서 가족이 먼저 자유롭게 행복하길" 권하셨습니다. 조봉희 목사님은 "날마다 예수님의 심장으로, 한계를 뛰어넘는 성령의 역사로 열매 맺길" 기도하셨습니다.
태국은 전생의 업보(그릇된 삶에 대한 형벌)로 장애를 대합니다. 이땅의 장애를 가진 이들과 '적어도 너만큼은'의 마음을 나누려고 합니다. "너는 하나님의 소중한 형상이자 자녀"라는 이야기가 종교, 사회, 교육이 쳐놓은 울타리(장애)를 걷어냅니다. 장애인과 더불어 샬롬을 노래하며 우직하게 같이 걷고 싶습니다.
고마운 이들의 기도와 응원 덕분에 15일 방콕(격리)하고 치앙마이로 갑니다. '여름 꽃과 하늘'에 잇대어 사는 이야기, 안부와 함께 전하겠습니다.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_ 김민수, 최승미 선교사(유하, 민하) 드림
"막상 가서 살아가다보면 생각하곤 많이 다를 거다. '이게 아닌데'라는 헛헛함으로 살아내야하는 때가 올 거다. 살아감과 살아냄, 이걸 우직하게 이어가다보면 언젠가 살아짐을 만날 거다. 그땅에서 자연스레 살아지는 날을 만나길 바라고 기도한다. 적어도 너만큼은 할 수 있다. 그래도 되고 그래야 한다. 어차피 너는 너보다 잘 할 수도, 못할 수도 없으니까. 너만큼 할 수 있는 너를 마음다해 응원한다."
_ 이준우 교수(목사, 강남대학교 사회복지학부)
“책상에 앉아 많은 걸 계획하지 마라. 오래 있을 생각도 하지 마라. 하루하루 살며 사랑하며 사역하는 거다. 타인을 행복하게 하고자 너희 가족의 행복을 뒤로 내몰지 마라. 선교는 그리스도 안에 있는 행복을 공유하는 거다. 힘듦이나 참음을 사역의 근거로 여기지 마라. 힘들면 돌아올 생각하고 가라. 그래도 괜찮다. 하나님 안에서 자유해라. 무엇보다 너희 가족이 행복하길 바란다. 하나님도 그걸 가장 바라신다."
_ 이찬수 목사(분당우리교회 담임)
“이 땅에 가장 위대한 선교사로 오신 주 예수님! 몸과 마음이 아픈 자들을 위로해 주셨고 자유함을 주셨습니다. 김민수 선교사 부부를 사랑하셔서 남달리 장애인을 향한 뜨거운 가슴을 주셨습니다. 이제 태국 큰빛복지선교센터에 가서 아픔과 소외 가운데 있는 발달장애인과 함께하려고 합니다. 코로나 위기 상황 속에서 어린 쌍둥이를 데리고 과감하게 선교지로 출발합니다. 하나님께서 생명싸개로 감싸주시기를 원합니다. 날마다 예수님의 심장으로, 한계를 뛰어넘는 성령의 역사로 열매 맺게 하소서. 오직 예수 그리스도만이 드러나게 하소서. '보라 내가 세상 끝날까지 항상 함께하리라'는 말씀처럼 친히 동행해 주시고 동역해 주소서.”
_ 조봉희 목사(지구촌교회(서울) 담임)
# '여름 꽃과 하늘'의 기도제목
0.
하나님의 앎과 함께함과 인도함 안에서 '장애인과 더불어 샬롬'이라는 바람을 소중히 이어가면 좋겠습니다.
1.
보름 간의 격리를 마치고 3월 17일에 치앙마이로 왔습니다. 태국인과 벗되어 같이 걷는 길을 살피려고 합니다. 언어와 문화와 사람과 관계를 차근차근 배울 참입니다. 부모는 4월부터 태국어 학원에, 유하와 민하는 5월부터 학교(유치원 이전 과정)에 갑니다. 아이들 교육으로 비자를 받았기에 꼭 입학해야 합니다. 새롭고 낯선 환경에 가족 모두 몸과 마음 건강하게 적응하고, 태국인에게 좋은 이웃이 되면 좋겠습니다.
2.
드디어 3월말이나 4월초에 '밀알복지선교관(태국 최초 발달장애인 복지시설)' 건립을 시작합니다(75평 2층 / 건축기간 약 8개월 / 건축비 약 2억5천만원, 내부 설비 약 5천만원). 정직하고 성실한 건축 일꾼과 함께 정성껏 지어가면 좋겠습니다. 장애청년이 삶과 일과 신앙의 꿈을 키우며 세상과 소통하는 샬롬의 보금자리가 될 겁니다. 다 지어지면 누구든 언제든 얼마든 찾아와 동역하길 소원합니다. 그날이 기대됩니다.
3.
큰복터를 하나님의 물댄동산으로 일구어가는 송태규/홍애숙 선교사, 현지인 사역자 '다 자매', 장애청년이 고단한 코로나 시대에 '샬롬의 희망'을 누리고 나누면 좋겠습니다. 음식코너와 함께 새롭게 개장한 '밀알미니마트' 운영이 쉽지 않지만, 행복한 일터가 되길 소원합니다. 타인에게 행복을 전하기 전에 큰복터 가족이 먼저 오손도손 행복하게 살아가면 좋겠습니다. 처음과 지금처럼요.
4.
태국 장애인선교 현장과 저희 가족과 이웃으로 함께할 협력교회(기관)와 동역자를 만나길 소원합니다. 지속적인 기도와 재정 동역이 필요합니다(초기정착과 장기사역비, 생활과 교육비 등). 코로나로 교회마다 해외선교에 대한 관심이 줄었지만 때에 따라 동역의 손길이 함께하리라 믿습니다. 고마운 교회(기관)와 후원자의 선교 동행이 보람차도록 바르게 사랑하며 사역하겠습니다.
# 선교현장과 같이 걸어가기
(지속적인 기도와 재정후원은 소중한 힘이 됩니다)
* 파송교회 : 지구촌교회(서울)
* 파송단체 : 한국밀알선교단(02-3411-6896, 후원문의)
* 선교후원
_ 카카오뱅크 3333-16-1774547 김민수
_ 우리은행 1005-601-237893 한국밀알선교단 / 기부금영수증
_ 초기정착 : 코로나 보험비, 초기정착비, 비자 보증금 등
_ 장기사역 : 장애인복지선교 사역비, 선교사 가정 생활(교육)비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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