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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편지

# 05 샬롬의 희망을 잇는 징검다리

# 샬롬의 희망을 잇는 징검다리 / 6월 23일
'여름 꽃과 하늘'의 태국 장애인선교 이야기 05
_ 초보선교사 김민수, 최승미, 유하, 민하

<이렇게 긴 선교편지를 받아본 적이 없습니다. 바쁘고 고단한 시대에 너무 길고 너무 많습니다. 입장 바꾸어 보니 더 그렇습니다. 추세와 반대로 가는 '여름 꽃과 하늘의 다섯번째 이야기'를 전합니다. 마냥 한가한 겨를이 생길 때 기억, 기도, 기대를 더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여러분과 같이 써내려가는 이야기라 여러분 생각이 짙게 납니다. 늘, 참 고맙습니다.>

늘 고맙고 힘이 되는 이웃에게 큰복터와 저희 가족의 안부와 기도를 전합니다. '벌써'이고도, '아직'이기도 한 유월이 지나갑니다. 길을 돌아보니 그래도 감사하고, 길을 바라보니 그래도 기대됩니다. 코로나라는 우여곡절, 여전히 고단하나 '그래도 감사와 기대'를 지니면 좋겠습니다.

작가 이기주는 "인생이라는 강은 단번에 건너뛸 수 없다. 사귐도 그렇다. 크고 작은 돌을 내려놓고 그것을 하나씩 밟아가며 이쪽에서 저쪽으로 차근차근 건너가야 한다. 삶과 사람 사이에 디딜 곳이 없다고 조급할 이유가 없다. 어치피 인생과 관계는, 만드는 것이 아니라 쌓는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2012년 10월, 큰복터는 발음도 생경한 핏사눌록 빡톡면 작은 마을에서 시작되었습니다. 태국의 장애인을 향한 하나님의 마음이 움트기 시작했습니다. 함께 예배하고 일하며, 같이 사랑하고 살아가며 샬롬의 희망을 이어갔습니다. 징검다리에 크고 작은 돌을 하나씩 정성껏 쌓았던 시간입니다.

여러분의 기도와 응원 덕분입니다. '그래도 감사와 기대'의 바람으로 이런저런 이야기와 사진을 나눕니다. 승미 선교사가 밀알보에 연재하는 글 모음(이미지)도 전합니다. 글과 길은 비슷한 말입니다. 선교현장에서 아내 선교사 이야기를 접하기가 어려운데 한국밀알에서 소중한 공간을 마련해주었습니다.

한국에 있을 때도 그랬지만 태국에 오니 더 고맙습니다. 고마움에 그리움을 더해 언제일지 모를 재회를 그립니다. 고단한 일상에서 선교현장과 선교사와 연대(기억, 기도, 기대)를 이어가는 것, 전혀 쉽지 않은 애씀입니다. '샬롬의 희망을 잇는 징검다리'가 되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고마운 이들의 여전한 일상을 마음 다해 응원합니다. 여러분 덕분에 초보선교사 가족이 용기를 내는 것처럼 저희도 조그마한 힘을 보태고 싶습니다. 괜찮은 나날 살다 7월에 다시 안부 전할게요. "샤밧(안식) 샬롬(안녕) _ 유대교 안식일 인사말"

# 이웃과 함께 드리는 기도

* 큰복터와 함께
_ 2012년 10월 착공 감사예배 때 품었던 '장애인과 더불어 샬롬'의 희망을 기억하며 기대하도록
_ 직업재활로 운영하는 밀알마트(생필품과 국수를 파는 작은 가게)가 즐거운 일터와 소통의 장이 되도록
_ 코로나로 큰복터에 자주 오지 못하는 장애청년들이 가정에서 몸과 마음이 아프지 않도록(곧 반갑게 만나도록)
_ 송태규/홍애숙 선교사와 태국인 사역자(다 자매, 관리 담당자, 사회복지 실습생)가 좋은 팀웍을 이루고 즐거이 사역하도록

* 밀알복지선교관 건립과 함께
_ 우기가 시작되어 비가 오는 날이 많은데 기초 공사에 어려움이 없도록
_ 1, 2층 공간을 어떻게 구성하고 활용할지 고심하는데 지혜롭게 그려가도록
_ 건축 소장과 일꾼과 의사소통을 잘 하고 성실하고 보람차고 안전하게 일하도록
_ 인테리어와 기자재 구입에 필요한 재정을 고마운 이들과 함께 차근차근 마련하도록

* 하하네 가족과 함께
_ 치앙마이에 있는 동안 태국에서의 삶과 사역과 사랑을 차근차근 배우며 조금씩 실천하도록
_ 집에만 있던 유하와 민하가 드디어 학교에 갔는데 힘겨워하는 몸과 마음이 천천히 적응하도록
_ 코로나 시대에 쉽지 않겠지만 밀알복지선교관을 함께 일구어갈 장단기 팀사역자를 반갑게 만나도록
_ 한 달에 한 번 핏사눌록을 오가며 큰복터 생활과 사역을 잘 준비하고 선임선교사와 마음과 뜻을 나누도록

# 이웃과 함께 나누는 이야기

* 기초 공사중인 밀알복지선교관
태국의 장애청년과 샬롬의 희망을 나눌 밀알복지선교관을 건립하고 있습니다. 공사 현장에서 나는 기계음에 가슴이 뜁니다. 큰복터 지반이 약해서 땅속에 12미터 기둥을 심었습니다. 이제 땅 위로 건물 기둥을 튼튼히 세우고 있습니다.

비가 많이 오는 태국에서는 기초 공사가 무척 중요합니다. 복음과 복지가 복되이 어우러지는 보금자리를 정성껏 마련하겠습니다. 처음과 지금처럼 기도와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여러분이 큰복터에 마실 와서 밀알복지선교관 카페에 거할 날을 만나고 싶습니다.

_ 착공 5월 5일 / 약 11개월 소요
_ 1층 카페(예배당), 직업재활실, 사무실
_ 2층 운동재활(감각통합)실, 교육(휴게)실
_ 재정후원 인테리어 및 기자재 비용 5천만 원 이상 / 추후 세부 내용 기재
_ 후원계좌 우리은행 1005-601-237893 한국밀알선교단 / 기부금 영수증
_ 동역 다양한 분야(신앙, 직업, 운동, 일상)에서 즐거이 함께할 장단기 팀사역자

* 누구든 언제든 얼마든 동역자로 함께
내년 3월 즈음 밀알복지선교관이 완공되고 저희 가족이 내려가면 큰복터 2기 사역이 시작됩니다. 그간 송태규/홍애숙 선교사님이 땀과 눈물로 일군 큰복터 사역을 소중히 이어가겠습니다. 장애인복지선교는 팀사역이 아니면 진행하기가 어렵습니다. 복음과 복지가 복되어 어우러질 밀알복지선교관도 마찬가지입니다.

누구든 언제든 얼마든 큰복터 동역자로 동행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분야(신앙, 직업, 운동, 일상)에서 즐거이 함께할 장단기 팀사역자가 꼭 필요합니다. 태국도 조금씩 백신이 보급되고 있는데요. 내년에는 격리 없이 큰복터에 오고 갈 수 있을 것입니다. 밀알복지선교관은 여러분의 기도와 응원으로 세워집니다.

이곳은 장애청년의 꿈터, 삶터, 일터, 쉼터, 배움터, 놀이터가 될 것입니다. 가장 바라는 역할은 놀이터입니다. 카페겸 예배당에서, 직업재활실에서, 운동재활(감각통합)실에서, 교육(휴게)실에서 몸과 마음의 빗장을 풀고 놀면 좋겠습니다. 꿈꾸던 바가 어렴풋이 이루어지는 상상놀이터에서 놀고 싶습니다.

* 드디어 학교에 간 하하자매
이때를 위해 '드디어'라는 부사가 있나 봅니다. 드디어 유하와 민하가 학교에 갔습니다. 코로나로 개학을 여러 번 연기했는데 치앙마이 상황이 조금 괜찮아졌습니다. 6월 17일에 개학했고 유치원 이전 과정에서 함께합니다.

아직 말과 마음이 통하지 않는, 낯설고 불편한 환경을 힘들어합니다. 학교에 도착해서 들어가기까지 조마조마합니다. 천천히, 차근차근 몸과 마음이 적응하길 바라며 응원하고 있습니다. 들어가면 한참을 울다가 놀기 시작한다고 합니다. 마음이 따듯한 선생님을 만났습니다.

3월 2일 태국에 온 후로 하루 종일 거의 같은 공간에서 동거했습니다. 코로나로 밖을 자주 나가지 못했는데 마음의 민낯을 서로 드러냈습니다. 호기롭게 세웠던 계획은 서바이벌 육아로 바뀌었습니다. 아이들이 학교에 가니 낯설고 반가운 겨를이 생겼습니다.

이제서야 태국어를 배우고 이것저것 밀린 일을 살피고 있습니다. 석달 반 동안 다진 밀착형 가족애, 돌아보니 꼭 필요한 시간이었습니다. 충분히 서로 돈독해졌습니다. 더 길어지지 않아 다행입니다. 오늘은 잘 놀고 있을지 염려하며 태국어 표현을 중얼거립니다.

* 다시 찾은, 찾을, 거할 큰복터
5월에 큰복터 가서 일곱 종류 망고를 푸짐하고 먹고 왔는데요. 남은 망고가 있나해서 6월에 다시 갔습니다. 진짜 이유는 치앙마이에서 조금 일찍 내려올 수 있는가를 살피기 위해서였습니다. 한 번 다녀왔다고 편도 5시간 30분 거리가 조금 익숙해졌습니다.

유하와 민하도 오가는 길, 잘 자고 잘 먹고 잘 놀고 잘 울었습니다. 집과 아이들 학교 등 이것저것 살펴보았는데요. 이도저도 여의치 않아 계획대로 내년 2-3월에 내려가려고 합니다. 집은 원래 큰복터 외부에 구하고 왔다갔다 하려고 했습니다. 핏사눌록은 방콕이나 치앙마이와 달리 렌트할 집을 구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이전에 기숙사로 사용하던 큰복터 공간을 리모델링해서 저희 가족이 거할 참입니다. 밀알복지선교관도 그 즈음 완공되니 겸사겸사 큰복터에서 지내는 편이 좋겠습니다. 큰복터에는 달마다 가려고 합니다. 핏사눌록에서 살며 사역하며 사랑할 준비, 차근차근 하겠습니다.

* 요람에서 무덤까지 업보와 윤회에 매여
요람에서 무덤까지, 그 이전과 이후까지 태국인은 불교를 숭상합니다. 불교 사상의 두 축은 업보(業報)와 윤회(輪廻)입니다. 이생의 고통은 전생에서 공덕을 쌓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다음 생의 안녕을 위해 무단히 공덕을 쌓습니다. 공덕을 쌓는 주요 대상은 절과 중, 그리고 거리와 상점과 가정에 있는 신당입니다. 하하자매도 곳곳에 있는 산당을 신기해합니다.

저희가 좋아하는 집앞 까이양(닭구이) 가게는 끼니마다 산당에 밥을 올립니다. 그들에게 장애는 전생에 공덕을 쌓지 않은 탓(형벌)입니다. 장애인을 불쌍하게 여기며 공덕을 쌓는 대상으로 생각합니다. 태국에서 특수학교를 졸업한 장애인은 주로 집에서 지냅니다. 어디라도 걷고 싶은데 특수학교 이후에는 걸어갈 길이 없습니다. 부족하지만 큰복터가 발달장애청년과 같이 걷는 길이 되고 싶습니다.

큰복터의 바람은 처음부터 '장애인과 더불어 샬롬'이었습니다. 장애를 가진 이들을 하나님의 가족으로 환대하고 하나님의 형상으로 바라봅니다. 이 사실이 그들과 가족을 얼마나 행복하게, 자유하게 하는지 모릅니다. 큰복터가 써내려가는 이야기는 그들의 존재에서 시작되고 동행으로 이어집니다.

매일 보던 사이인데 요즘 그러지 못해 아쉽습니다. 집에만 있으려니 얼마나 심심할까요. 얼굴 보며 샬롬을 나눌 날, 어서 오면 좋겠습니다.

# 큰복터와 선교사 가족 응원하기
(지속적인 기도와 재정후원은 소중한 힘이 됩니다.)
* 파송교회 지구촌교회(서울) / 파송단체 한국밀알선교단(02-3411-6896)
* 선교후원
_ 카카오뱅크 3333-16-1774547 김민수
_ 우리은행 1005-601-237893 한국밀알선교단 / 기부금영수증
_ 초기정착 정착비, 비자 보증금, 코로나 보험비, 차량 구입비 등
_ 장기사역 장애인복지선교 사역비, 선교사 가족 생활(교육)비 등

# 기초 공사중인 큰복터 밀알복지선교관

# 하하네 이런저런 이야기

하하네가 다니는 치앙마이중앙교회에서
3개월 넘게 밀착형 가족애 다지기
여름 꽃(유하)과 여름 하늘(민하)에 잇대어 살기
길에서 만난 동갑내기 태국 쌍둥이
이곳저곳에 즐비한 불교 신당
상상놀이터 같은 큰복터에서 마냥 놀기
아직(제법 오랫동안) 낯설고 힘겨운 학교 생활(학교에서 보내줌)
언젠가 자연스러워질 학교 가는 길
우기의 시작을 알리는 치앙마이 스콜(소나기)

# 최승미 선교사 이야기

우기 치앙마이 스콜(소나기)

그리고 '거꾸로 강을 거슬러 오르는 저 힘찬 연어들처럼'
https://www.youtube.com/watch?v=K7HFE0A0V9E